오늘은 그래도 조금은 편하게 있을 수 있겠다. 그렇게 지레짐작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유난히 추운 겨울, 살을 에는 듯한 추위와 뺨을 스치는 거센 바람이 꽤 힘겨웠지만, 집에 도착했을 때 간만에 느낄 편안함이 내심 기대되었던 나는 그런 고통 쯤이야 이겨낼 만 하다고 생각했다. 그 편안함이 확실히 보장될 것이라 여겼기에 나올 수 있는 판단이었다. 분명 그랬는데...
종소리와 함께 학교 수업이 마침내 막을 내렸다. 하필이면 그날 방과 후 청소 당번이었던 나는 가방 깊숙한 곳에 휴대폰을 쑤셔 넣고, 다른 짐들도 미리 챙겨 두고, 별 생각 없이 해야 할 일들을 순차적으로 해내고 있었다.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에는 뿌듯한 심정으로 가방을 맨 채 교실 밖을 나왔고, 반납해야 할 책 한 권이 있어 학교 도서관에 들렀다. 그러...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한들, 뭐 얼마나 가릴 수 있겠어. 한계라는 건 어쩔 수 없이 존재하기 마련인 거야. 사실은 인정해야 하지 않겠어?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그 사실을 앞에 둔 나의 태도겠지. 현실에 좌절하고 절망하며 모든 걸 포기하거나, 아니면 그런데도 내가 최대한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내 보이거나. 나는 후자 같은 삶을 살고 싶어.
그때 너는 나의 우산이었다. 하염없이 쏟아지는 비에 괴로워 홀로 울부짖고 있을 때면 어느 순간에 갑자기 나타난 네가 우산을 씌워주며, 그렇게 아픔을 위로해주었다. 나의 햇살이고 기쁨이었던 너를 다시 만났다. 너에게 드리워진 먹구름을 다시 거둬주고 싶다. 어쩌다 밝았던 네가 어둠을 가득 머금게 되었는지, 내가 없는 시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는 알 수 ...
"…… 한 번만 봐 주라." 머릿속이 한없이 새하얘지고, 극한의 불안감으로 온몸은 연신 미세한 진동을 자아내고 있었다. 그래서 무릎을 꿇었다. 그래야 할 것만 같은 필사적인 압박감이 나를 짓누르고 있었기 때문에. 정상적인 사고 따위는 불가능해진지 오래였다. 금방이라도 입 밖으로 터져 나올 것만 같은 울음을 간신히 참아내며 고개를 푹 숙였다. 이게 맞나. 수...
담벼락 차라리 숨통을 끊어놓으면 한결 편안해지지 않을까 무작정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수단을 두고 수없이 많은 생각을 하며 '죽어 마땅해' 저 깊은 어둠까지 몰고 가면서도, 괴로움에 몸부림칠 스스로가 또 가엾게 여겨져서 온갖 복합적인 감정을 혼자 끌어안고 눈물을 겨우, 겨우, 삼켜내던 순간들 '사실은 혼자가 아니었는데' 순간적으로 정신 속 퓨즈가 나가버리면 ...
무거운 눈꺼풀을 겨우 들어 올려 새하얀 천장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머리가 지끈거려 오는 것도 같아 인상을 살짝 찌푸리며 옆에 놓여 있는 휴대폰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창문으로부터 들어오고 있는 빛의 양이 예사롭지 않은 것을 보니,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흐른 게 분명하다. 그렇게 생각하며 홈 화면을 켜 현재 시각을 확인해보았다. 오전 11시....
그 문 앞에서 나의 진솔한 감정을 꺼내는 게 당신에게 또 다른 불편함으로 다가올까 봐서 애써 마음을 억눌러보려던 지난날들 하지만 우연히 당신의 눈빛이라도 닿으면 순식간에 판도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뒤바뀌고 나의 세상은 어지러운 진동을 일으켰다 도망치듯 벗어난 그날의 시간들 저 문 너머에 남겨져있는, 숨겨놓은 감정들 그럼에도 간간이 그날이 그리워져서 굳게 닫...
( 두 조합 도저히 못 잃겠어서 쓰긴 써야 되겠다. 못 참아 절대루 ;ㅁ; ) * BL 아닙니다. 예전에 구상하던 작품 중에 등장하던 우정 조합이었는데, 버리긴 아까워서 올리는 글. * 팬픽으로는 이제 절대 안 나올 것 같아서~ 남기기라도 하자! 는 의미. "어! 윤시, 윤두? 두 조합 오랜만에 보네. 안녕!" "…… 이아름?" 한창 들떠 있던 무리 속 분...
※ 이 썸네일을 보고 이야기 하나가 떠올라버렸습니다. 안 쓰고는 못 배길 것 같아 달려왔습니다. 안효섭님 눈빛 치명타. . . 플레이리스트 노래들은 더 치명타. . . 심.장.아.파. T^T "그래. 그거 나 맞아." "……." "아는 얼굴이라 놀라긴 했겠네. 뭐, 그 장면 보고 심장이라도 부여 잡았니?" 평소처럼 아주 맑게 웃고 있었던 너의 얼굴은 정말 ...
[태광/은비] 또 다른 결말 Who are You ? 태광은 복잡한 머리를 식히려 밤이라 아무도 없이 한적한 놀이터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오늘따라 밤하늘이 유독 까맣게 보이는 것은 비단 태광의 착각만은 아닐 터였다. 그네에 앉아 제 몸에 반동을 주자, 녹슨 쇠 소리와 함께 그네가 앞뒤로 움직이며 자신의 몫을 다해다. 모든 사람이 각자의 힘든 사정을 가...
모든 것이 무의미했다. 나는 왜 이렇게 목숨을 부지하려 아등바등 살아가는 것인가. 삶의 목적마저 희미해져 간다. 물론 어린 시절에는 나에게도 꿈이라는 게 존재했을 것이다. 바라보는 세상의 한 면, 한 면들이 한 없이 아름답고 신기해 눈을 떼지 못 했을 것이다. 어릴 적의 나는 그런 세상을 보며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허상의 꿈들을 꾸기 시작한다. 다른 아...
R=VD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종합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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